Learning Notes

PART 1. 리더십 & 시스템 (Internal) - 50년 된 고전, '자기경영노트(피터드러커)'를 다시 펼친 이유

Seek First. Rebuild Tent. 2025. 11. 12. 18:33

안녕하세요. 매일 생존과 성장 사이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는 한 명의 '스타트업 팀 리더'입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제게 '독서'란 사치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이슈들(우리는 이것을 '불 끄기'라 부릅니다), 다음 분기 OKR 달성을 위한 전략 수립, 핏(Fit)이 맞는 팀원 채용, 그리고 끊임없는 의사결정의 연속...

이런 혼돈 속에서 50년도 더 된 경영학 고전을 다시 읽는다는 것은 비효율적인 일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가장 바쁘고, 가장 혼란스러울 때일수록 '기본(Classic)'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피터 드러커의 <자기경영노트 (The Effective Executive)>는 그런 저에게 '어떻게 일할 것인가'가 아닌,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다시 던져준, 그야말로 '경영의 나침반' 같은 책입니다.

오늘은 '팀 리더'의 관점에서 이 책을 왜 '반드시' 읽어야 하는지, 그리고 제가 어떤 인사이트를 얻었는지 상세하게 공유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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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효율성'의 함정에서 '효과성'의 중심으로
스타트업 씬은 '속도'와 '효율'을 숭배합니다. '린(Lean)하게', '빠르게 실패하고(Fail Fast)', '10배로 일하라(10x)'...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리소스는 늘 부족하기에, 최대한 많은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효율성(Efficiency)'이 미덕처럼 여겨집니다.

하지만 드러커는 첫 장부터 이 통념에 찬물을 끼얹습니다.

효율성(Efficiency)은 '일을 올바르게' 하는 것이다.
효과성(Effectiveness)은 '올바른 일'을 하는 것이다."

현재 팀리더인 제게 이 문장은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충격이었습니다.

우리 팀은 '올바른 일'을 하고 있었나? 혹시 '잘못된 일'을 '매우 효율적으로'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팀원들이 밤새워 개발하고, 주말 내내 마케팅 전략을 짜는 그 모든 '효율적인' 노력이, 만약 고객이 원하지 않는 기능을 개발하거나 잘못된 시장을 두드리는 것이었다면?

드러커는 "쓸모없는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만큼 비생산적인 것은 없다"고 단언합니다.

팀장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팀원들을 '바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입니다. 즉, '효과성'을 달성하는 것입니다. 이 책은 그 '효과성'을 달성하기 위한 5가지 습관을 제시합니다.

2. 스타트업 팀리더의 유일한 자원, '시간'
드러커는 효과적인 경영자(팀장)의 첫 번째 습관으로 '자신의 시간을 아는 것'을 꼽습니다.

"시간은 가장 희소한 자원이다. 시간을 관리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관리하지 못한다."

이 또한 팀 리더에게는 뼈아픈 지적입니다. 저의 시간은 온전히 제 것이 아니었습니다. 수시로 울리는 카톡 알림, 끝없이 밀려드는 이메일, 연관 부서와의 싱크업 미팅, 팀원들의 1:1 면담...

드러커는 '기억'에 의존해 시간을 관리하지 말고, '기록'하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기록을 바탕으로 비생산적인 활동을 '제거(Eliminate)'하고, 시간을 '통합(Consolidate)'하라고 조언합니다.

 

* 시간 기록: 3일간 15분 단위로 내가 실제로 한 일을 기록해 보았습니다. (충격적이게도 '팀 전략 구상'은 고작 10%였고, 40%는 '급한 불 끄기'였습니다.)

* 제거: "내가 꼭 하지 않아도 되는 일", "팀 성과에 전혀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일"(예: 불필요한 정례 회의)을 찾아냈습니다.

* 통합: 가장 중요한 일(팀 전략, 핵심 팀원 육성, OKR 설정)을 위해 하루 중 가장 집중이 잘 되는 오전 시간을 '방해금지 집중 블록'으로 확보했습니다.

3. "나는 무엇에 기여할 수 있는가?"

두 번째 습관은 "나는 무엇에 기여할 수 있는가?"라고 묻는 것입니다.
팀리더는 '만능 해결사'가 되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습니다. 하지만 드러커는 '공헌(Contribution)'에 집중하라고 말합니다.

"효과적인 사람은 '내가 무엇을 얻을 것인가'가 아니라, '나는 무엇에 기여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팀장인 제가 해야 할 궁극적인 '공헌'은 무엇일까요? 팀원보다 실무를 더 잘하는 것? 아닙니다.

저의 공헌은 '팀의 명확한 방향성(제품 로드맵,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팀원들이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시스템, 문화)'을 만들며, '팀이 더 큰 성과를 낼 자원'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이 관점은 저의 역할을 재정의했습니다. 내가 직접 '실무'를 하는 것보다, '팀원들이 더 잘할 수 있도록 권한을 위임'하고, 그들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나의 더 큰 '공헌'임을 깨달았습니다.

 

4. 강점을 활용하라 (약점은 잊어라)
세 번째 습관은 '약점'이 아닌 '강점'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스타트업은 소수 정예입니다. 모든 사람이 모든 것을 잘할 수 없습니다. 이때 많은 팀 리더는  '팀원의 약점'을 보완하려 애씁니다.

하지만 드러커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성과는 오직 강점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약점을 보완하는 데는 시간과 노력을 쏟지 마라."

이것은 팀원을 배치하고 업무를 분장하는 핵심입니다. 우리는 '완벽한 육각형 인재'를 찾는 것이 아닙니다.

(적용) 우리 팀의 업무 원칙:
* 이 포지션(혹은 이 프로젝트)에서 반드시 내야 할 '결정적인 성과(공헌)'는 무엇인가?
* 이 팀원은 그 성과를 낼 수 있는 '치명적인 강점'을 가졌는가?

* 그의 약점이 이 강점을 발휘하는 데 '방해'가 되는가, 아니면 '무관'한가?

'평범한 사람'을 데려다 '비범한 성과'를 내게 하는 것이 '스타트업 팀장'의 역할입니다. 그것은 오직 그들의 강점에 집중하고, 그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판을 깔아줄 때만 가능합니다.

5. 가장 중요한 것부터 (그리고 '포기'하라)
네 번째 습관은 '우선순위(Priority)'와 '후순위(Posteriority)'를 결정하는 것 입니다.
팀리더에게는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이 늘 넘쳐납니다. 리소스는 한정되어 있는데, 기회는 사방에 열려있는 듯 보입니다.

드러커는 '우선순위(Priority)'만큼 '후순위(Posteriority)'가 중요하다고 역설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먼저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용기다. 그리고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무엇을 나중에 할 것인가', 즉 '무엇을 포기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용기다."

팀장에게 '포기'는 '실패'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다 하려다 아무것도 제대로 못 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실패'입니다.

'좋아 보이는' 기능 10개를 개발하는 것보다, '핵심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PMF를 찾는)' 단 하나의 기능에 집중하도록 팀을 이끄는 용기.
'어제의 성공'이었지만 '오늘의 성장'에는 방해가 되는 프로젝트를 과감히 '폐기'하는 용기.

이것이 드러커가 말하는 '집중(Concentration)'입니다.

 

6.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하라 (Make Effective Decisions)
마지막 다섯 번째 습관은 '효과적인 의사결정'입니다.

스타트업은 '불확실성 속에서의 연속된 의사결정' 그 자체입니다. 우리는 종종 '빠른 결정'이나 '데이터 기반 결정'을 신봉하지만, 드러커는 핵심을 다르게 봅니다.

"효과적인 의사결정은 '사실(Fact)'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의견(Opinion)'에서 출발하며, '합의(Consensus)'가 아닌 '불일치(Disagreement)'를 통해 더 나은 결정을 만든다."

스타트업이 가진 것은 '사실'이 아닌 '가설(의견)'뿐입니다. 드러커의 말처럼, 우리는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데이터를 수집해야 합니다.

팀 회의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만장일치'입니다. 만약 모두가 동의한다면, 우리가 무언가를 놓치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스타트업 팀장'의 역할은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불일치'를 장려하여 우리가 가진 가설의 맹점을 파악하고 더 나은 대안을 찾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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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음말: <자기경영노트>는 '리더'의 '거울'이다

<자기경영노트>는 화려한 최신 경영 툴이나 해킹 팁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책은 5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리더로서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태도'와 '원칙'을 묻습니다.

팀 리더로 일하다 보면, 수많은 소음과 급류 속에서 방향을 잃기 쉽습니다.

"나는 오늘 올바른 일을 하고 있는가?"
"나는 팀의 강점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가?"
"우리 팀은 지금 가장 중요한 일에 집중하고 있는가?"

이 책은 이런 질문들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던지게 하는 '거울'입니다.

만약 지금 혼돈 속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길을 잃은 듯한 누군가가 있다면, 감히 이 '오래된 미래'를 펼쳐보시길 권합니다.
아마도 당신이 찾던 가장 명쾌한 답이 그 안에 있을 것입니다.

Pursuing Wisdom.